잡 생각

아더왕과 기네비어

낭만 뱃사공 2011. 10. 6. 11:35

얼마전 미드인지 영드인지 모르겠는 카멜롯이란 드라마를 며칠동안 심취해서 봤다. 고 전에 본 드라마는 화이트칼라다. 남자주인공이 잘생기지 않으면 드라마에 대한 흥미가 확 떨어진다. 잘생긴 남편 찾다가 쪽박차고도 ...

 

여튼 카멜롯에 나오는 아서는 아주 어린 남자애다. 그 해리포터에서 지니역을 맡은 애랑 약혼을 했다는, 해리포터에서 그레고리비치로 잠깐 나오는 남자배우인데 완전 내 스타일이다. 이름이 제이미 켐벨 바우어라나.. 참 트와일라잇에서도 잠깐 나왔다고 하는데 잘 생각이 안난다.

 

드라마에 너무 빙의되서 보다보니... 거기서는 기네비어가 아서를 만나기 전에 이미 약혼자가 있었고, 결혼까지 한다. 아서랑 결혼 전날밤 관계를 하고 동물피로 첫날밤에 남편을 속인다. 아서는 기네비어를 만나기 전부터 꿈에서 기네비어를 본다.

 

어찌어찌해서 기네비어의 남편은 아서를 위해 축고 원조 원탁의 기사가 된다. 기네비어 남편의 유언지 기네비어를 소중히 여겨달라는 것이었고, 아마도 시즌 2에서는 기네비어랑 아서랑 결혼을 할라나보다. 이렇게 어렵게 한 결혼이후 기네비어는 란슬롯이랑 또 바람을 피고, 그게 원탁의 기사가 해체되고 아서의 나라가 분열되는 씨앗이 되는데..

 

드라마를 보고 너무 이해가 안가는게, 기네비어다. 아서랑 전남편과의 관계에서 배웠으면 란슬롯과 바람을 피지 말던가..

 

초등학교때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에 관한 영화를 보는데 아서왕이 아무도 없는 회랑에서 모든 창문을 내리고, 울부짓으며 기도하던 내용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세상에서 내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기네비어이고, 또 그만큼 사랑하는 친구가 있다면 란슬롯인데 그 두사람이 나를 배신하였으니 나는 어쩌면 좋냐고 ...

 

어린 마음에도 참 인상적이었고 내가 풀지못할 인생의 숙제였다. 마치 커튼 틈 사이로(조관우 늪 bgm) 어른들의 이해못할 세계를 훔쳐본 느낌이었다.

 

그런데 가슴보다는 머리가 지배하는 나에게 이런 숙제는 나타나지 않았고, 여전히 머리가 나를 지배하는 삶을 50년 가까이 살고 있다. 그러니 기네비어의 통제안되는 열정과 사랑은 나에게 이해안가는,  한번도 맞닥뜨리지 못한 숙제이다. 그러니 기네비어가 이해될리가 없지.

 

그래서 친구에게 그 이야길 했더니 친구는 아주 다른 해석을 제시한다.

 

그건 권력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거다. 당시 40이면 위생도 않좋고 해서 이빨 다 빠지고 볼품없었을 텐데 기네비어랑 아서는 40가까웠을 거고, 란슬롯은 젋었을 텐데 란슬롯이 단지 사랑해서 기네비어랑 관계를 맺었을 것 같냐고..

 

어허.. 이렇게 생각하니 좀 이해가 간다. 나야 드라마보면서 풀고 있지만 40먹어서 아름다움을 다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기네비어에게, 젊음을 다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기네비어에게 란슬롯은 어떤 존재였을지 이해가 가기 사작하는 거다.

 

나도 덧없이 몸에 사리를 쌓으며 늙어가면서 이 스려져 가는 젊음이 안타까운데.. 그래서 이민호 트위터 쫓아다니고, 그러는데 ... 기네비어도 그랬을라나 하는 생각이 드는거다.

 

나이가 들면서 세상 이해못할 것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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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오늘 승승장구 보는데 조통달이랑 조관우가 나왔다. 조관우 노래를 좋아하는지라 관대해져서 그런지.. 조통달도 본처랑 못 살고 그래서 조관우도 생모에게 키워지지 못해서 벌어졌던 아픈 기억들을 이야기하는데, 조관우도 같은 길을 가고 있(는걸로 안다). 그래도 나가수에 꼭 전처의 아이 데리고 다니는 걸 보면 좋은 아빠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엣날 같으면 본처지심이 발동해서 저런 인간들은 티비에 못나에게 해야 한다고 흥분했을텐데 오늘은 그 두 인생이 이해가 가고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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