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아줌나 4인방 유럽가다 4 6/29 파리-우와젤-에트라타
그리고 일찌감치 들어가서 면세점 구경을 하기로 했다. 구경만 하고 사지는 않았으나, 별로 싼 것 같지 않았다. 디지탈 카메라의 메모리가 부족할 것 같아 메모리를 살까 했는데 내가 인터넷에서 알아본 가격보다 더 비싼 경우도 있었다. 어떻게 버텨보지 뭐..
7시 55분 인천을 출발하여 홍콩에서 밤 11시 55반에 파리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야 했다. 밤늦은 시간이라 상점은 문이 닫히고 사람들도 없었다. 두 J(왕언니와 대구 아지매)는 앞서 가고 한 P(가우디)는 뒤에서 천천히는 아니고 나름대로 열심히 갔으나 두 J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ㅠㅠ. 이 패턴은 여행내내 유지되었다. 아침에도 두 J는 일찍 일어나 뭔가를 시작하고 두 P(가우디와 천안댁언니)는 느지막히 일어나 어슬렁거리고.. 딱 하루 겐트에서 한 J보다 일찍 일어나는 신기록을 수립하였을 뿐이다. 시간딱딱 맞춰서 다니는 두 J덕분에 여행이 그나마 스케줄을 유지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세월아 네월아 거기간들 뭐하랴 여기도 좋다. 늦은 들 어떠랴 쇠털같이 많은 날에를 외치는 두 P때문에 여행이 여유있었던 건 아닐까?? 그 예로 베로나에서 저녁때쯤 베네치아로 떠나기로 했는데 뒤쳐져 것던 한 P가 또다른 한 P한테 말했다. 그런데 우리가 베네치아엔 왜 가야되는 거니(속으로 여기도 좋은데라고 했을 거라 추정됨) 한 P왈 나도 몰라요. 안가도 될 거 같은데.. 그래서 두 P가 왕언니 J한테 말해서 베네치아는 생략하고 베로나에 눌러 앉았다는 전설이..
6월 29일 새벽 6시 20분에 파리에 도착했다. 좀 기다리긴 했으나 입국수속이 미국처럼 까다롭지는 않았다. 차를 받으러 가는데 엘리베이터를 탔다. 유럽은 1층이 0층이고 2층이 1층이다. 지하로 가야되는데 0을 눌렀나 어쨌나 지금 자세히 생각은 안나지만 약간의 혼동이 있었고, 어느 프랑스 젊은이가 도와주려 했으나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여하튼 렌트카 존에 가서 어느 사무실앞에 덜렁 걸린 전화기를 하나 발견했다. 왕언니한테 전화하라고 하고 싶었지만 우야든둥 내 이름을 빌린 것이라 딸리는 영어실력으로 전화를 했다. 마이 네임이즈 어쩌구저쩌구 프럼 코리아 어쩌구저쩌구..내가 버벅대는 걸 보고 왕언니가 전화를 받아서 유창한(최소한 나한테는 유창한 불어로 들렸다^^ 불란서 사람한테는 어땠는지 안물어봐서 모르지만..)불어로 마담킴 어쩌고 저쩌고 를 하더니 기다리잔다. 사람이 온단다.
기다리는데 어떤 남자가 왔다. 우리를 3공항 근처의 주차장으로 데리고 가서 차를 준단다. 어디서 왔냐고 묻기도 하고 뭐라 대답하기도 하면서 갔다. 차는 회색 이었는데 맘에 들었다. 특히 빨간 번호판이..
대충 설명을 듣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좀 겁이 나서 주차장을 한바퀴 돌기도 하고 후진도 해보고 나섰다. 처음 보는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라고 해서 주유소로 들어갔더니 셀프다. 온 유럽은 셀프주유다. 시동키를 빼서 주유캡에 있는 열쇠구멍에 넣어야 주유캡을 열 수 있다. 그래서 주유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동을 꺼야 된다. 좋은 방법이다. 주유를 하고 차의 성능을 이것저것 시험을 해 보았다. 그토록 바라던 차 뚜껑도 열어보고.. 그런데 어떤 여자가 와서 뭐라뭐라 하는데 아마도 뭐 도와줄거 없냐고 묻는 것 같았다. 니차하고 내차하고 같은 거라나 뭐라나.. 아마도 동양여자 셋이 출발은 안하고 이것저것 살피니까 도와줘야 할 것같은 생각이 들었나보다. 나도 한국가면 그래야지..^^여하튼 고맙다고 했다.
파리는 페르페리끄라는 외곽순환도로가 있다 이 순환도로를 일단 타고 원하는 목적지 방향으로 나가면 된다고 리스를 주선한 신경섭씨가 말해줬다. 뻬르뻬리끄로 들어가는데 출근시간아리 차가 막혔다. 나한테는 다행이었다. 아직 차가 손에 안익어서 빠르게는 달릴 수 없었기 때문에.. 라디오를 틀었는데 익숙한 7-80년대 팝이 흘러나와서 여기가 한국인지 파리인지 구분이 안갔다. 알고보니 노스탤지라는 방송인데 흘러간 팝을 틀어주는 모양이다. 어쩌면 그렇게 다 아는 노래인지.. 한국이 국제화된건지, 세계가 좁아진건지.. 날씨는 맑고 노래는 좋고..
뻬르뻬리끄에서 나와 A13을 탔다. 일단 코끼리 바위가 있다는 에트라타를 향했다. 가는 길에 처음 나오는 까르푸에 들러서 버너도 사고, 가스도 사고, 칼도 사고 도마도 샀다. 프랑스 지도도 샀다. 비교적 싼걸로.. 고속도로변에는 밀밭과 농가가 끝없이 이어졌다. 7월인데도 추수할 때가 되었는지 밀이 누렇게 익었다.
가다가 점심을 먹으려고 점심먹을 만한테를 찾다가 길을 잃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강주변에는 놀만한데가 있다고 생각하고 강주변을 어슬렁거렸다. 오죽하면 성경에서도 여호와가나를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신다고 했을까나. 아니나 다를까 강주변에 캠핑카들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로 들어가 물을 끓여 라면을 먹었다. 그 맛은 정말 잊을수가 없다. 커피도 마셨다. 것도 한국에서 가져간 맥심커피를.. 끝내줬다.
점심을 먹고 우리가 긿을 잃고 헤맨곳이 어딜까 하여 동네를 산책했다. 우와젤이라고 하는 아주 작은 소도시였는데 중앙에는 성당이 있고, 성당엔 장미창이 있었다. 그리고 집집마다 창가에 꽃을 심었다. 아름답고 조용한 도시였다.
루팡의 집에 도착했다. 루팡의 집은 저자인 모르스 르블랑이 살던 집을 개조해서 만든 거라고 한다. 왕언니가^^ 그 동네는 루팡의 배경이 되는 기암성이 있는 동네이기도 하다. 차를 주차하는데 담옆의 나뭇잎들이 파랗고 싱싱했다. 만약 우리나라 같으면 허옇게 먼지가 쌓였을텐데 여긴 왜 이럴까로 토론했다. 공기가 좋기 때문이다 아니면 비가 자주와서 이다 등등.. 어디선가 꽃향기가 났다.
루팡의 집에 돈을 내고 들어갔다. 여행 초반엔 입장료를 열심히 내며 다녔다. 목에 뭘 걸고 그것과 연결된 어어폰을 꽂고 들어가니 처음엔 루팡의 저자의 서재가 나왔다. 그리고 다른 방으로 들어가니 루팡 소설 그대로 셋팅을 해 놨다. 우선 컴컴하게 해 놓고 하나씩 빛을 비추어가며 드라마틱하게 음악과 함께 설명해 주었다. 특히 기암성에 나오는 방에 루팡을 쫓는 그 고등학생(이름이 뭐더라..)이 문자로 비밀을 푸는 내용이 그대로 세팅되어 있었다.
기암성은 루팡전집에서 내 기억으로는 하나밖에 없는 루팡의 로맨스가 나와 있다. 기암성을 읽으며 어린 내 가슴이 얼마나 두근거렸던지.. 나는 명탐정 홈즈(에고 맞나. 기억이 감감)보다 루팡이 좋다. 쫓는 자보다 일저지르며 쫓기는 자가 좋다는 것이다. 그 쫓기는 자를 치료해주고 감추어주고, 나중에 사랑하게 되는 기암성의 여주인공(이 나는 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속이 텅빈 바늘같이 생긴 바위가 것도 해변에 어떻게 있을수가 있어! 라고 생각했는데 루팡의 집을 나와 코끼리 바위에 가보니 정말 그런 바위가 있었던 것이었다!!!
멀리 보이는 기암성과 코끼리 바위
한 12살쯤 기암성을 읽고 여기에 왔더라면 얼마나 기뻤을까. 바닷가는 자갈밭이었는데 파도가 빠져나갈때마다 자갈밭을 쓸고 나가는 차르륵차르륵 하는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도착 첫날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