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생각

[스크랩] 옷사러 간 나의 그림자

낭만 뱃사공 2011. 10. 6. 13:56

지난 일년간 옷을 엄청 사들였다. 인터넷으로 알게 된 부산의 옷집에 한달에 한번꼴로 가서

옷을 사들고 돌아왔다.

 

옷을 사면서도 '내가 미쳤지.'했다.

 

평소 옷을 잘 입지도, 멋을 내지도, 게을러서 화장도 잘 안하고 다니면서 옷을 사모았다.

다행히 가계 경제에 파탄이 나지는 않았다.

 

이런 나를 최근에 이해했다.

 

창의적인 작품을 만든 위대한 예술가들은 작품을 만드는 동안 그림자가 생긴다나..

그래서 피카소의 예술작품 뒤에는 복잡한 여자관계와 비참하게 버려진 아내가 있었고,

고호는 귀를 잘라야 했고,

뭉크는 정신분열의 그림자에 시달려야 했다.

최근에 읽은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에 나오는 내용이다.

 

지난 일년간 문학작품은 아니지만 나름 뭔가를 생산하는 동안

나의 그림자는 옷을 사러 다녔나보다.

 

일이 여름에 끝나고 이제는 옷 사는 것도 시들해졌다.

 

옷을 계속 사려면 계속 글을 써야겠다. 이제 옷을 사는게 재미있어졌거든..

출처 : 글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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